逐玉 CHUGOK · 배경 해설 05 · 이회안과 이씨의 몰락

무너지는 둥지를
떠나지 않은 사람 LI HUAI'AN · 李懷安

설청색 도포를 입은 온화한 청년. 번장옥을 마차에 태워 주었다가 산적을 만나 그녀에게 목숨을 빚지고, 옥에 갇힌 그녀에게 먼저 손을 내밀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의 뒤에는 조정을 위엄과 반씩 나눠 쥔 가문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청류라 부르던 이씨입니다.
그 가문이 무너질 때 할아버지는 그를 버렸고, 그는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스무 해 뒤, 병상에 누운 그를 찾아온 쌍둥이 아이들…

26장이름이 나오는
원작 장
26회차드라마 등장
Ep.3~40
3대조정에 나간
이씨 삼대
20년외전이 따라가는
유배 뒤의 삶

먼저 헷갈리는 것 셋 BEFORE WE START

01 · 할아버지

이태부의 이름은 이형(李陘)

원작은 거의 늘 「이 태부」라고만 부르고, 이름은 결말의 기록에 한 번 나옵니다. 제163장
드라마는 처음부터 이형이라 부릅니다. 같은 사람입니다. 이회안의 아버지는 그의 장남 이원정(李遠亭)으로, 호부상서입니다. 제100장 · 제143장

02 · 청류

위엄의 적이라, 좋은 편처럼 보이는 가문

청류(淸流)는 「맑은 물줄기」라는 뜻으로, 스스로 깨끗하다고 자처하는 문인 관료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원작은 이씨를 「청류의 으뜸」이라 부릅니다. 제121장
이 태부는 천자의 스승이자 천하의 대유학자로 불리고, 문생이 조정과 재야에 가득합니다. 제164장
위엄과 맞서는 쪽이라 이야기 초반에는 사정·번장옥과 같은 편처럼 보입니다. 이 글은 그 인상이 어떻게 뒤집히는지를 따라갑니다.

03 · 스승

드라마에서는 하경원의 제자

드라마의 이회안은 계주로 돌아가 스승 하경원에게 보고합니다. Ep.9
원작은 다릅니다. 그는 이 태부가 위엄의 땅인 서북에 보낸 눈이고, 하경원의 문생은 따로 있는 정문상입니다. 하경원은 오히려 정문상을 시켜 이회안을 지켜보게 합니다. 제60장 · 제109장

✦ WHO HE REALLY IS

가문이 무너질 때, 그는 무너지는 쪽에 남았습니다.

설청색 도포의 청년 WHO HE IS

원작 제59장, 관도를 지나던 마차 안에서 처음 나옵니다. 이름은 아직 없습니다.

축옥 — 번장옥을 처음 만나는 설청색 도포의 청년 이회안
번장옥을 처음 만나는 설청색 도포의 청년 — 아직 이름을 밝히지 않습니다 · Ep.03

처음 그는 이름 없는 사람으로 나옵니다. 관도에서 번장옥을 마차에 태워 주고, 화로와 망토를 내어 준 뒤 자기는 밖으로 나가 앉는 온화한 청년입니다. 곧 산적이 마차를 덮치고, 번장옥이 그를 말에 태워 달아납니다. 배가 강 한복판으로 밀려나자 그를 물속 관병 쪽으로 던져 살리고, 자기는 혼자 산적 두목과 싸웁니다. 제59장

바로 다음 장에서 그가 누구인지 드러납니다. 사정이 척후에게서 보고를 받습니다 — 강에서 건진 그 서생은 이 태부의 손자라는 것입니다. 사정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위선의 징량이 서북에서 큰 화를 부르자 이 태부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손자를 계주로 보냈고, 그로써 위엄이 쥐고 있던 서북에 이씨의 눈이 하나 생겼다는 것을. 제60장

그 눈이 무엇을 보고도 말하지 않는지가 곧 나옵니다. 번장옥이 그의 권한을 빌려 계주 문고에서 부모의 죽음을 적은 권종을 찾아 읽습니다. 적혀 있는 것은 여전히 「산적이 장보도를 노리고」였습니다. 권종이 고쳐졌다는 것을 이회안은 알면서도 말하지 않습니다. 제64장

번장옥을 바라보는 사람 THE ONE WHO WATCHED HER

원작에서 그는 번장옥에게 마음이 있습니다. 한 번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습니다.

축옥 Ep.20 — 번장옥이 갇힌 옥에 찾아온 이회안
장녕을 찾다 옥에 갇힌 번장옥을 찾아옵니다 · Ep.20

드라마에서 가장 또렷한 장면은 옥입니다. 동생 장녕을 두 달째 찾지 못한 번장옥이 갇혀 있고, 그가 찾아와 묻습니다 — “내가 낭자를 지켜주고 옥에서 빼낼 수 있단 걸 알면서 왜 거절하는 거요?” 그녀는 대답 대신 밥을 먹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밥은 먹고 잠은 자야 한다고 부모님이 가르쳤다는 것입니다. Ep.20

원작은 그 마음을 주변 사람들의 눈으로 보여 줍니다. 그가 감군을 겸해 번장옥의 부대에 나타나자 사정의 친위 사오가 곧장 편지를 띄웁니다 — “저 흰 얼굴이 부인을 넘본다.” 제95장
해동청이 물어 온 그 편지를 읽은 사정은 편지를 화로에 던지고 말을 준비하라 합니다. 제96장

단 한 번 그가 스스로 선을 넘습니다. 번장옥이 “대인”이라 부르며 거리를 두자, “후야 앞에서도 그렇게 부르느냐”고 묻고는 곧바로 실언이었다며 사과합니다. 늘 단정하던 자기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스스로 언짢아하면서. 제112장

그가 준 것 가운데 하나는 끝까지 이야기에 남습니다. 효기도위에 오른 번장옥에게 그는 사람들 앞에서 자기가 주석을 단 병서를 선물합니다. 겉으로는 축하지만, 받으라는 눈짓까지 곁들인 이 선물은 번장옥이 이씨 편에 섰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보여 주려는 연출이었습니다. 그녀는 받아 두었다가 병졸들에게 나눠 읽게 합니다. 제108장
훗날 정문상이 빌려 간 그 책을 돌려주자, 사오는 그것을 서가 맨 구석에 꽂아 둡니다. 제148장
그가 본편에 마지막으로 이름을 올리는 장면입니다.

청류라던 이씨가 한 일 WHAT THE CLEAN HANDS DID

여기서부터 중반 이후의 내용입니다. 드라마로는 Ep.29 전후. 이씨가 위엄을 무너뜨리려고 쓴 수를 순서대로 놓았습니다.

STEP 1 · 재해

급보 열한 통이 궁에 닿지 않았다

재작년 관중의 가뭄과 작년 강남의 수재. 구휼에 나간 이 태부의 감찰은 급보를 열한 통이나 올렸고 역참마다 기록이 남아 있는데, 궁에는 받았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굶어 죽고 병들어 죽은 이재민이 절반을 넘었고, 이씨의 문인들은 그 죽음으로 위엄의 당을 조정에서 몰아붙였습니다. 위엄이 처음으로 이 태부 앞에서 물러선 일이었습니다. 제111장

STEP 2 · 돌아섬

황제도 이씨를 두려워한다

이 태부는 천자의 스승이고, 황제는 위엄에 맞서려고 열세 살도 안 된 이씨의 딸을 황후로 세웠습니다. 그런데 해가 가도 황후에게 태기가 없습니다. 이 태부가 한마디 합니다 — “폐하도 이제 다 자라셨구나.” 위엄이 무너지면 이씨가 다음 위엄이 될 것을 황제가 알고 일부러 황후가 아이를 갖지 못하게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제100장

STEP 3 · 미끼

이회안이 판을 짠다

숭주 반군의 우두머리 수원회와 손잡고 위엄을 끌어들이는 계략을, 계주에 있던 이회안이 진행합니다. 그런데 위엄이 너무 쉽게 미끼를 뭅니다. 그는 오히려 위엄이 이미 알아채고 맞장구를 치는 것 같다는 불길함을 느낍니다. 제109장

STEP 4 · 노성

죽게 내버려 두었다

숭주가 깨지던 밤, 반군 수괴가 서문으로 빠져나가 노성을 칩니다. 그 길을 연 것은 위엄 쪽 사람의 내통이었고, 이씨는 그것을 알고도 눈감았습니다. 노성에서 백성이 더 많이 죽어야 위엄에게 씌울 죄가 무거워지기 때문입니다. 이 싸움에서 하경원과 성 밖의 장졸들이 죽습니다. 사정은 번장옥에게 말합니다 — 이것은 이씨가 늘 쓰던 수이고, 그 수재 때와 똑같다고. 제112장 · 제121장

사정은 이회안을 물가의 정자로 불러 시 두 구절을 건넵니다.

“사졸은 풀숲에 묻히고, 장군은 헛되이 그리했을 뿐. 이제야 알겠노라, 병(兵)이란 흉기라 성인도 부득이할 때에만 쓴다는 것을.” — 악부 《전성남(戰城南)》

사정이 떠난 뒤에도 그는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모든 것이 드러났다는 것, 그리고 이가가 만세에 걸쳐 욕을 먹게 되리라는 두려움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그는 얼굴을 감싸고 소리 내어 웃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 우리가 틀렸구나. 제116장

옥에서 마주 앉은 두 사람 THE CELL

사정의 혈의기가 이회안을 잡아 옵니다. 번장옥이 그를 찾아갑니다. 결말 직전의 내용이 포함됩니다.

노성은 번장옥이 성 밖으로 나가 목숨을 걸고 시간을 벌었던 곳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사옥에 들어서자마자 묻습니다 — “노성 밖에 충골이 가득 억울하게 죽었는데, 이 대인은 요즘 잠은 잘 오십니까?” 남루한 베옷에 머리가 헝클어진 채 마른 풀 위에 앉아 있던 그가 쓴웃음을 짓습니다 — “한시도 편한 적이 없었다고 하면, 믿겠습니까?” 제124장

이회안 李懷安
세상 일이 다 흑백으로 갈리지는 않습니다. 이가가 한 일은 지금은 틀렸을지 몰라도, 십수 년 뒤에는 대윤에 성세를 가져올지도 모릅니다.
제124장
번장옥 樊長玉
그녀가 벽을 쳐 부숩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 네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하느냐. 죽은 것은 네가 아니고 네 가족도 아닌데, 성현의 책을 많이 읽어서 백성의 고통이 종이 위의 한 줄로밖에 안 보이는 것이냐고.
제124장

그 말에 그는 완전히 굳어 버립니다. 그녀가 돌아서는 순간, 옥문 쪽에서 소란이 일고 혈의기로 위장한 무리가 들이닥칩니다. 싸움이 끝나자 그녀가 쏘아붙입니다 — 너 하나를 구하겠다고 목숨을 거는 자들이 이렇게 있는데, 그날 성 밖에서 죽은 장졸들은 끝내 아무도 구하러 오지 않았다고.

고개를 떨군 채 그가 말합니다. “겁옥은 핑계일 뿐입니다. 황증손 모자를 구하십시오.” 이씨가 노린 것은 그가 아니라, 번장옥이 지키던 아이와 그 어머니였습니다. 제124장
이 대목은 그가 이가를 등지고 한 유일한 말입니다 — 그러나 가문의 비밀은 한마디도 내놓지 않습니다.

버려진 손자 THE JADE RETURNED

황도로 무대가 옮겨 간 뒤입니다. 이 편에서 가장 차가운 장면입니다.

조회가 끝난 금수교. 사정이 이 태부를 불러 세우고, 붉은 끈에 매단 옥패 하나를 허공에 떨어뜨립니다. 「安」 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원정이 얼굴빛이 변해 외칩니다 — “회안의 옥패다!” 사정은 한마디만 하고 돌아섭니다. “완벽귀조(完璧歸趙).” 빌려 온 구슬을 흠 없이 돌려드린다는 뜻입니다. 이 태부가 그 말을 읽습니다 — “나를 협박하는 것이다.” 제143장

아버지 · 이원정

“회안을 되찾으려면
무엇을 내줘야 합니까”

궁문으로 걸어가는 아버지를 쫓아가며

아들이 사정의 손에 있다는 것만 보입니다. 그래서 무엇과 바꾸면 되는지를 묻습니다.

제144장
할아버지 · 이 태부

“회안은
이가를 배신하지 않는다”

그러니 살릴 까닭도 없다

그 말은 칭찬이 아니었습니다. 손자가 끝까지 입을 다물 테니 사정은 증거를 얻지 못하고, 그러니 손자를 버려도 이가는 무사하다는 계산이었습니다. 이원정이 가마 앞을 막아섭니다 — “아버지, 회안을 버리시려는 겁니까?” 돌아온 대답은 이것이었습니다 — “이가에게 지금 다른 길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이씨는 이미 황제에게 역적이었고, 손을 잡은 쪽이 편지와 증거를 쥐고 있었습니다. 이가 이 세대에서 가장 젊고 촉망받던 아이를 버리는 것이, 가문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제144장

할아버지의 계산은 맞았습니다. 이회안은 사로잡힌 뒤 형벌을 받고, 공손은이 직접 찾아가 말을 걸어 보아도 아무것도 내놓지 않습니다. 외전 「이회안편」
그를 버린 사람이 가장 정확하게 그를 알고 있었습니다.

이씨의 끝 THE FALL

결말 내용입니다. 이씨는 마지막에 궁문을 부수고 들어갑니다.

궁변의 밤, 이 태부는 황장손 제민과 함께 큰 솥으로 궁문을 부수고 들어갑니다. 그러나 궁은 비어 있었고, 위엄이 이천 기를 이끌고 나타나 외칩니다 — “이형이 모반했다.” 이씨에게 귀순한 척하던 두 영이 화살을 돌려 그를 겨눕니다. 제156장
위엄은 신기영의 화포를 이미 궁 안으로 옮겨 두었고, 그 포탄 하나가 성문 통로로 날아듭니다. 이 태부는 얼굴 반쪽을 잃고 죽습니다. 남은 반쪽 얼굴은 눈을 뜬 채 황장손이 달아난 쪽을 보고 있었습니다. 제157장

사서의 한 줄

“영평 십칠년 겨울, 태부 이형과 승상 위엄이 모반을 꾀했다. 이형은 패하여 어지러이 날아든 화살 속에 죽었고, 위엄은 사로잡혔다.” 제163장

장부의 숫자

선비들은 대유학자가 궁변의 밤에 죽은 것을 두고 이가가 억울한 누명을 썼다며 사정을 비난하는 글을 씁니다. 사정은 대꾸하지 않고 두 달 넘게 센 이가의 재산을 조회에서 읽게 합니다 — 은 백만 냥, 금기 사천여 점, 사전 백만여 무. 위엄의 집보다 많았습니다. 그 뒤로 이 태부의 문생들은 한마디도 하지 못합니다. 제164장

새 황제가 즉위하며 천하에 사면을 내린 덕에, 역모를 꾸민 이씨와 위씨는 삼족만 벌을 받습니다. 이 태부의 자녀들은 가을에 참수되고, 삼족 밖의 일가는 삼천 리 유배를 떠납니다. 그 유배 행렬 속에 이가의 장손, 이제 이가의 유일한 적통이 된 이회안이 있습니다. 외전 「이회안편」

드라마는 어떻게 보여주는가 ON SCREEN

Ep.3에 처음 나와 Ep.40까지, 26개 회차에 걸쳐 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원작과 정반대의 선택을 합니다.

축옥 Ep.37 — 황제와 이형 앞에 선 이회안과 사정
연회가 끝난 밤, 황제와 할아버지 이형 앞에 이회안이 나섭니다 · Ep.37

드라마에서 이형은 궁중 연회를 앞두고 손자를 저택에 가둡니다. Ep.36
연회의 밤, 황제와 이형은 사정에게 궁녀를 욕보였다는 누명을 씌우려 합니다. 그때 갇혀 있던 이회안이 빠져나와 황제 앞에 섭니다. Ep.37

그가 하는 말은 이렇습니다 — “오늘 장공주 전하를 뵙고 제 진심을 고하려 하였는데, 이리 큰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폐하께 심려를 끼칠 줄 몰랐사옵니다. 부디 벌을 내려 주시옵소서.” 누명의 자리에 자기 이름을 대신 올려 할아버지의 판을 깨 버리는 것입니다. Ep.37

원작의 이회안은 이런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는 끝내 할아버지의 판을 깨지 않았고, 할아버지는 바로 그 믿음 때문에 그를 버렸습니다. 드라마는 그에게 가문보다 옳은 쪽을 고르는 장면을 주었고, 원작은 그에게 가문과 함께 무너지는 길을 주었습니다.

축옥 Ep.11 — 마주 앉아 서로를 떠보는 사정과 이회안Ep.11

송연의 집에 든 서생

찾아온 사정과 서로를 떠봅니다. 신하는 두 군주를 섬길 수 없다는 말로 선이 그어집니다.
드라마 재구성

축옥 Ep.16Ep.16

다친 채 마차 안에서

무안후와 마주 앉아 설전을 벌입니다. 원작에서는 계주 관병과 함께 산을 오르던 무렵입니다.
원작 제62~63장

축옥 Ep.20 — 옥의 번장옥과 이회안Ep.20

옥의 번장옥

빼내 주겠다는 제안을 번장옥이 거절합니다. 드라마에서 그의 마음이 가장 잘 보이는 장면입니다.
드라마 재구성

축옥 Ep.37Ep.37

스스로 벌을 청하다

갇혀 있다 빠져나와 할아버지의 계략을 깨뜨립니다. 원작에는 없는 선택입니다.
원작 제149~150장 대응

외전 「이회안편」 — 그 뒤 스무 해 THE EXILE

원작에만 있고 드라마에는 없는 이야기입니다. 본편이 끝난 뒤, 유배를 떠난 그를 스무 해 동안 따라갑니다. 본편의 결말 이후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 공손은에게 한 대답

천하 누구나 이가를 욕하고 무너지는 담을 밀 수 있지만, 회안만은 안 됩니다. “둥지가 무너질 때 그 아래 깔려 부서질지언정,
둥지를 무너뜨리는 손이 될 수는 없습니다.”

공손은이 되묻습니다 — “이가는 이미 너를 버렸다. 그래도 그럴 가치가 있느냐.” 그는 이십여 년 가문의 은혜를 입었다며, 죄인이니 죽게 해 달라고 청합니다. 외전 「이회안편」

유배길

조카가 품에서 숨을 거둔 밤

옥에서 이미 가진 돈을 다 빼앗긴 이가 사람들은 길 위에서 하루하루 말라 갑니다. 그는 열이 끓는 어린 조카들을 살리려고 일가붙이에게 무릎 꿇고 돈을 빌다가 침 세례를 받고 발길질을 당합니다. 어느 밤, 하나뿐인 해진 솜옷을 조카에게 덮어 주고 안고 있다가, 품 안의 아이가 숨을 거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밤 그는 처음으로 알게 됩니다. 이가의 계략으로 가족을 잃은 백성들이 그때 얼마나 막막했을지.

숙주 변성

이름을 남길 자격

신이 다 해지자 역참의 노인에게 짚신 삼는 법을 배웁니다. 숙주의 변방 성에 닿아서는 성벽을 쌓습니다. 글을 아는 사람이 드물어 명부 정리를 맡았을 때, 성질 사나운 소두목이 말합니다 — 내 밑에 있는 놈은 병졸이든 죄인이든, 오랑캐가 왔을 때 성루에서 죽으면 이름이 남을 자격이 있다. 그는 처음으로 그 앞에서 목이 멥니다.

영흥 이년

다리를 잃고 아이를 얻다

오랑캐가 성을 덮친 날, 그는 성루 위에서 칼도 들지 못하고 얼어붙습니다. 그 싸움에서 한쪽 다리를 절게 되고, 죽어 가던 한 여인에게서 갓난아이를 받습니다. 아이 아버지는 성 위에서 전사한 병졸이었고, 성이 정(程)이었습니다. 그는 아이를 거두어 정랑(程琅)이라 이름 짓습니다. 자기를 의부가 아니라 선생이라 부르게 합니다 — 자기는 죄를 갚으려고 사는 죄인이라서.

스무 해

속수 없는 글방

전쟁이 끝나자 초라한 농가에 글방을 열고 속수(束脩)를 받지 않고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칩니다. 싸움이 나면 성문에 올라 계책을 내고, 성의 백성을 위해 장삿길을 뚫습니다. 휘주와는 수백 리 떨어져 있을 뿐이지만, 번장옥과 사정은 다시 보지 않습니다. 옛사람을 볼 낯이 없었습니다. 두 사람에게 쌍둥이가 태어났다는 소식만 전해 듣습니다 — 딸은 아버지의 성을 따 사종온(謝從韞), 아들은 외가의 성을 따 맹행천(孟行川). 근주에서 억울하게 죽은 두 집안의 핏줄이 그렇게 이어집니다.

마흔. 불혹에 이미 머리가 반백이 된 그가 겨울 감기를 앓다 자리에 눕습니다. 정랑이 성주부에 귀한 손님 둘이 왔다고 전합니다 — 여자인데도 사람들이 「소후야」라 부르는, 휘주 사가의 쌍둥이 남매, 사정과 번장옥의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날 저녁, 그 두 사람이 그의 집 문을 두드립니다.

붉은 옷의 소녀 사종온 · 謝從韞
“그해의 화는 노선생 한 사람이 빚은 것이 아닙니다. 노선생의 공이 이가의 허물을 지울 수는 없지만, 이제는 부끄러움 없이 가셔도 됩니다.”
외전 「이회안편」 · 오래전 그 여후와 한 틀로 찍은 듯 닮았다
이회안 李懷安
그는 두 아이를 바라보며 웃다가, 흐려진 눈에 눈물이 고입니다.
“이가의 죄는, 내가 다 갚지 못했구나…”
외전 「이회안편」 · 검은 옷의 소년, 쌍둥이 동생 맹행천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날 밤 그는 웃는 얼굴로 세상을 떠납니다. 유언대로 장례는 없었고, 뒷산에 그대로 묻힙니다. 그의 반생이 참회였다는 것을 아는 마을 사람들은 그의 공덕을 기리지 않습니다. 다만 그에게 글을 배운 아이들이, 그가 묻힌 뒷산에 한 사람이 한 그루씩 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를 심습니다.

✦ 외전 「이회안편」의 마지막 줄

이듬해 봄, 온 산에 복숭아꽃과 오얏꽃이 피었다.

한 가지 덧붙이면 — 「도리(桃李)」는 복숭아와 오얏이고, 옛말로 스승이 길러 낸 제자들을 뜻합니다. 그리고 오얏 리(李)는 그의 성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이 글의 해석이고, 원작이 그렇게 풀어 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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